오로지 덕질 :: 오로지 덕질

 

드디어 드라마cd 번역 시작합니다..물론 드씨경우엔 번역하신 분들이 많아서 오역 의역이 많은 제 번역을 보실진 모르겟지만 ㅎ..

가능하면 다섯 모두 번역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할 생각 없었는데...더이상 착즙할게없어서(

첫 타자는 밍크. 제가 아직 가지고있는 드씨가 노이즈랑 밍크밖에 없어서.. 밍크 먼저 작업하려고 합니다. 

 

이번 드씨에는 비번 걸어놓겠습니다.

 

 

밍크 드씨 번역 비밀번호는 앨범 종이커버 안쪽에 있는  music 파트에 검은색 처리되어있는 부분에 쓰인 대문자로 된 영단어 두개를 이어서 써주시면 됩니다! 

(이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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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글 번역하고나서야 올리는 후기글.,.., 사실 리커넥트까지 완벽하게 플레이해서 어떻게 설명해야할지..ㅋㅋㅋㅋㅋㅋ

그래도 dmmd가 좋아서 만들게 된 블로그인데..후기를 안쓸수는 없고...

캐릭터별로 하나하나 게시글을 쓰기엔 너무 체력소모가 클것 같아서. 캐릭터 후기 쓰고 그 아래에 +로 리커넥트 후기까지 한번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스포 아주 낭낭합니다. 

 

 

 

코우자쿠

아 잘생겼다...

코우자쿠...사실...엄청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 .....외적으로만 따지자면.

제가 정말로 검은계열 장발남에 죽고 못사는 편인데.. 코우자쿠를 처음 봤을땐 요놈요놈..이거 한건 하게 생긴 얼굴이구만 하고 코우자쿠를 제일먼저 플레이 했는데 . .. . . . . . .웬걸..스토리가 캐릭터를 못살릴줄이야...아니!!!! 아니 이렇게 잘생겼는데!!!! 성격도..나름 뭐.. 여자밝히는거 빼면.... 잘챙겨주고! 아오바를 위해주는 스윗남 자체! 인데 어째서 스토리가 . . ......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상성이 너무나도 반비례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아니였으면 나름 최애까지는 갔을텐데.. 류호가 너무 뜬금없게 나왔던 탓일까요...그래도 뭐 캐릭터들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라 코우자쿠 좋아합니다..^ㅡ^...그래도

소꿉친구 루트라고 사건 이후에 아주 그냥 꽁냥꽁냥 귀엽더라구요..코피는 덤....ㅋㅌㅋㅋㅋ 어차피 본편에서 못챙긴 애정도 본편 이후 리커넥트랑 공식 굿즈 줏어먹어 키우는거 아니겠습니까ㅎㅎ..

 

+

하도 리커넥트에서 코우자쿠와 아오바 비쥬얼이 좋다고 자자해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만......와...정말 그 이상의 기대치를 보고 말았습니다...사실.. 코우자쿠보단 아오바가 너무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하지만...언제 생각해도 뎀디 내 비쥬얼 커플로는 정말 얘네가 최고지않나 생각합니다..

그것 외에는....음.. 얘네는 꽁냥거리는것밖에 없어서 따로 내용 적을게...ㅋㅋㅋㅠㅠ예쁜 사랑하자..^^

 

 

밍크

 

생각보다 사람들이 핑크밴드 엄청 싫어하더라구요...이름도 뭔 기엽게 밍크냐며...ㅋㅋ ㅋ ㅋ ㅋ ㅋ전 나름 갭모에라 생각했는데... 무튼 첫인상은...덩치크고...야수같고...귀여운 핑크..정도.

일단 목소리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저음 또 어디서 많이 듣겠나요...ㅜㅜ

사실 코우자쿠도 코우자쿠였지만 얘는 다른 의미로 애정도 말아먹은 캐릭터아닌가요...ㅋ ㅋㅋㅋㅋㅋ

 

알다시피 밍크 루트는 뭐 완전 거칠고 거친 폭력루트에 아주 약간의 애정도를 조미료로 톡... 친..느낌?! 러브가 없는데요 러브가ㅋ ㅋ ㅋ ㅋ ㅋ ㅋ 

뭐, 일부로 폭력배 캐릭터로 컨셉 정해놓고 스크립트를 짠거라 해도 러브러브한걸 넣을 생각을 하지도 않다니. 이러니 밍크가 인기없을만도 하지요.. 저만해도 밍크 루트 재미도 없어서 두번 재탕해본적이 없는데ㅋㅋㅋㅋㅋ 그래도 캐릭터 서사는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않고 행동하던거나...그래...머릿속에 복수밖에 든게 없는데 무슨 러브러브랍니까..그래도....그래도....아오바가 밍크를 좋아해서 저 머나먼 나라까지 쫒아간게 이해가 가지않달까...지금도..... . . ..아오바 대체 이런남자 뭘 보고 빠진거니. 너 정말 위험하다

 

+

어찌됐든간에 사람이 개과천선해서 돌아왔습니다. 아니 만났습니다...^^ 자기가 썼던 폭력에 대해 미안해하고 망설이는걸 보고 아 얘도 사람이긴(?) 한가보구나 생각했달까요.

본편에선 복수에 눈먼 나머지 폭력이나 쓰고 그냥 신경쓰이는 사람정도로만 인식해오다가 마지막에 살아달라는 아오바의 메세지에 눈을 뜨게되서 아오바에게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는 밍크씨... 리커넥트에선 자신이 한 짓이 있어 먼저 못건드리다가 아오바가 먼저 다가와주니 조금씩 손을 잡으려고 하는 부분이 바로 밍크 스토리의 차밍포인트~

 

본편이 하도 별로라 리커넥트의 밍크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네요. 내용도 꽁냥대는것 보단 서로 받아들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것도 좋았습니다. 뭐 그렇다고 본편의 밍크를 이해하는건 아닙니다만..쓰레기짓은 쓰레기짓이니까요. 아오바에게 절하며 살자~

 

밍크는 특히 다른 애들보다 이후의 내용을 봐야한다고 생각되는데.. 본편-리커넥트-SS공식 글-드라마cd 이렇게 루트를 
돌다보면 알게되거든요. 밍크가 점점 아오바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리커넥트도 결국 현재진행형의 한 부분이랄까..진짜 진짜 밍크를 좋아하신다면 ss 글 보고 드씨 보는걸 추천드립니다...후회 안하실겁니다ㅠㅠ이 쾌감 정말 짜릿하더라구요...

 

제대로된() 썸타는 짤도 올리고 마무리..하기전에

다쓰고 나니까..밍크에 대해 너무 안좋게만 적은것 같은데...저 밍크 좋아합니다...ㅋ ㅋ ㅋ 밍크때메 드씨샀다구요...ㅋㅋㅋ 사실 안좋아하는 공략캐가 없긴하지만요.

 

 

클리어

 

 

클리어~사실 게임 하기도 전에 얼굴 스포일러를 봐버려서...방독면을 처음 벗었을때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미 미인이라는걸 알고 있었거든ㅎ 클리어는 사실 잘생긴것 보단 예쁘다고 하는게 더 옳은 표현이려나요. 

개그캐릭터란거에 호불호가 갈리던것 같은데... 전 사실 클리어란 캐릭터가 맘에 들었어요ㅋㅋㅋ 스토리 내 분위기를 너무 무겁지 않게 환기시켜주기도 하고, 그런 주제에 세상 아련한건 자기가 다 품고있는것도...ㅋㅋㅋㅠ

 

사실..클리어는 마지막에 나오는 씬이...ㅋ...ㅋ 개인적으로 좀...좀 망친것 같다고 확신합니다..ㅋ ㅋ ㅋ ㅋ ㅋ ㅋ ㅋㅋ 아니 꼭 씬으로 끝냈어야했나?!!? 비,ㅂ비비엘 게임이라지만 그래도 그전에 나눌순 있었잖아! 서사 예쁘게 쌓았으면 씬도 예뻐야지!!(? 저 진짜  너무 어이없는 마음에 씬에 집중할수가 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 감동ㅠㅠㅠㅠ우리 클리어...키록 부술때만 해도 슬펐는데..ㅠㅠㅠ  덕분에 클리어의 기동이 멈췄을때도 아앗...하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마지막은 뭐 해피엔딩이니까.... 클리어의 마지막 대사가 너무 예뻤어요. 마지막에 엔딩곡도 클리어 다운 느낌으로 마무리 지어서 마음에 들었구요. 앗 씬부분이 있었던가요?^^

키록을 제거하는 클리어. 감동적인 장면은 넣어줘야지..

 

+

 

리커넥트의 클리어! 다시 고쳐져서 돌아온 클리어!! 1년이란 시간이 걸리다니..아오바도 고생 많이 했겠다싶었어요.

아니 근데 의외로 클리어...씬 cg가 많아서 올릴게 없네요 . . . .ㅋ ㅋ ㅋ ㅋㅋ ㅋ ㅋ 클리어 안그런척 하면서...은근 다 즐긴다니깐요?

 

리커넥트에서 인간과 기계와의 실마리를 풀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좀 두루뭉실하게 끝나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았던 클리어 루트였어요.

나중의 걱정보단 현재를 앞으로 나아가자는 얘기도 중요한 부분이긴하지만 역시 저는 완벽 해피주의자라서인지 나중의 일을 생각하다보면 어찌 될지 궁금하니까요... 알아서 생각하라는 키랄의 배려인걸까요. 공식이 해주는게 더 좋은데...!!

어후 클리어가 제게 아련함 하나를 더 심어줬네요.. 그래도 현재를 살아가는 클리어와 아오바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겠지요. 얘네 볼때마다 꽃길 걸으라고 말해주고싶어...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클리어도 드씨의 중요성이 크군요. 스포가 될수 있어서 말은 하지않겠지만 진짜 리커넥트 후일담으로써 중요한 내용이 담겨져있어요ㅜㅜㅜ 클리어를 좋아하신다면 드씨를 꼭 읽어주세요....부디부디...

 

 

 

 

노이즈

모두의 연하남....노이즈. 제일 인기 많다고 들었는데말이지요.

정말 19살 이라는게 믿기지가 않네요. 성격으로든... 외적으로든..() 계속 생각하는건데 노이즈 프로필 얼굴이랑 cg얼굴이랑 많이 다르지않나요?? 프로필 노이즈는 뭔가 광대가 더 각져보이는데...일러 노이즈는 좀 샤프한 귀염상이야.. 그래서 전 cg 노이즈를 더 좋아합니다..흠흠.

전 노이즈가 츤데레라 생각했는데, 리뷰쓰면서 생각해보니까.. 그닥 아오바에게 츤츤대면서 잘해준적이 없는것 같아...좀..당황스럽네요.ㅋㅋㅋㅋ 미화 됐나.. .. 아무튼.. 노이즈는 생각보다 귀여운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잘나가다가도 핀트가 어긋난양 유치하게 구는걸 달래야 할 정도로 아오바가 유일하게 연상이라고 생각나게 만드는 느낌. 

 

스토리도 꽤 완성도 있었던것 같아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상처를 많이 받아온 노이즈가 아오바로부터 구원받는 것...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어찌 아오바에게 안빠질수가 있을까!

노이즈 루트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건.. 노이즈가 입원하면서 아오바랑 수다떨때 처음으로 눈을 찡그리고 웃는 표정을 지었을때인것 같네요. 음..캡처해서 보여주고 싶은데..귀찮아서...아무튼 그 표정에 아주 설레버렸는데 말이죠. 지금도 가끔 아련아련하답니다.

+

리커넥트에선.....와! 벤츠남이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일본에서 노이즈 별명이 뭐더라...슈퍼달링?ㅋ ㅋ ㅋ ㅋ ㅋ ㅋ 이야~ 잘커서 왔네요. 

사실 아무리 배려한다고 말은 했지만은 노이즈가 너무나 갑자기, 또 막무가내로 아오바에게 독일로 같이 가자고 말해버려서 좀 걱정스럽긴했지만 아오바가 누굽니까. 사랑을 위해서라면 저 머나먼 외국의 구석진 마을까지 가는 녀석인데, 독일이라고 못가겠나요.

타에씨만 고생이네요... 아무튼 아드님을 제게 주세요 루트를 타서 아오바를 겟하게 된 노이즈를 볼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로 가기로 했으면 독일에 가서 꽁냥이는 내용을 가져와야지. 어떻게 비행기타기전 호텔에서의 이야기를 들고올수 있어요...?

독일에서 생활하는 걸 보고싶었는데...역시 돈벌줄 아는 키랄. 드씨에 넣어뒀더라고요...드씨 후기는 나중에...

 

 

 

언제봐도 귀여워...

히든캐릭터죠.. 강아지를 공략하는 게임이라니. 참신하네요.........

....아니 근데 근친에 자기 자신이라는 엄청난 근친짬뽕물을 보여주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들게하는 루트였어요ㅋㅋㅋㅋ

 

음 뭐..여러모로 복잡하죠.. 뭐 전 벨물 많이 봤으니까 그런거 신경 안쓰는편인데 아오바는 정말로 괜찮은......걸까? 

자기들만 좋다면 괜찮지만요ㅋㅋㅋ 렌도 애정을 쌓기엔 진상을 파헤치는 루트쪽이라 러브보단 스토리 위주로 보는게 더 재밌고 흥미로웠습니다. 오히려 그 탓에 렌이 좀 부가적으로 빠진 느낌?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강아지인데... 아오바가 워낙에 외로움을 많이 타서인지 자기 좋아해주는 사람이 잇으면 한없이 퍼주는 스타일이라서 가능한것 같기도 하네요. 뭐 서로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거지요. 덕분에 인간이 된 렌의 귀여움 모습을 잔뜩 볼수가 있었으니..

 

+

세이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뜨게 된 렌...아니 근데 왜자꾸 올메이트 버전 렌만 올리고잇는거죠..귀여워서 그래요 귀여워서ㅎㅎ

그리고 클리어보다 평범한 장면이 없어서 말이죠.. 거참...흠흠.

 

무튼 라임에서의 렌과는 다른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라임에서의 렌이 워낙 잘생겨서 말이죠...코우자쿠 다음으로 취향이었던 얼굴이었다구요ㅜㅜ 그래도 보다보니 이쪽 렌도 좋아진 느낌. 그냥 나몰라라하지도 않고 세이의 몸이란걸 이해하고 고민하려는 둘에 대한 내용이라 그래도 고민하고는 있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리커넥트의 렌은 아직도 강아지의 버릇이 남아있어서 킁킁 냄새맡아보기도 하고, 혀로 햝짝이던가 하는게 정말 강아지였다는 것을 아주 대놓고 표출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 아 그래도 컨셉이 컨셉인지라 아오바만을 바라보고 아오바만을 지키는 헌신적인 렌의 모습을 보다보면 정말 빠져들수밖에 없어요...

제가 보통 dmmd 애들은 커플링으로 엮어서 좋아하는 편인데.. 렌은 그냥 렌 자체로 귀여워서 머리 쓰다듬고 와랄라하고싶은 느낌ㅠㅠㅠㅠㅠㅠ 하 귀여워...

 

역시 안 올리기엔 아쉬우니 올리는 마지막 장면. 아주 꿀이 뚝뚝 떨어지네요.

뎀디 후기는 이걸로 끝이네요! 벨 게임 제대로 플레이해본적 없었는데 정말 재밌게 했어요...겜 참 잘만드네요ㅎㅎ. 

 

+맞아 이거 오전에 잠깐 쓰는데 오늘 드디어 아마존에서 택배 발송햇다고 . . . . .드씨 1,2,5가 드디어 옵니다...러프북 배송이 지연되서 배대지에 계속 대기타고있었는데 어흑흑... 할수잇다면 이것들도 번역해보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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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일이다.
 돌연, 바이러스와 트립한테 "내일, 일 끝나면 저녁이라도 먹으러 가자" 라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
 물론 당연하게도 두명 동시 착신이다.
 다음날은 특별히 예정이 차있는 일도 없었기에, 나는 "평범" 앞에서 만나기로 답을 달았다.
 그녀석들과는 가끔 밥을 먹거나 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저쪽도 바쁜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오래만이다.
 그렇게 밤이 된 오늘.
 나는 일을 끝내고 슬립모드가 되어 발밑에 웅크리고 있는 렌을 가방에 넣고
 하가씨에게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오다......그리고 멈춰버렸다.

"야호-, 아오바."
"수고하셨습니다, 아오바씨."

 한 걸음 밖으로 나가자마자 바로 양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니, 문 양쪽에 바이러스와 트립이 서 있었다. 둘 다 웃으면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깜짝 놀랐잖아... 어째서 둘 다 이상한 곳에 서있는 거야."
"별로 이상하지 않은걸요. 만나기로 한 장소구요."
"맞아 맞아. 아오바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처음부터 놀래킬 작정이었는지 뭔지, 두 사람은 미소를 잃지않고 그런 말을 한다.
 라고해야할까, 가게를 나왔는데 갑자기 좌우에 사람이 서 있다면 누구라도 놀랄거라고 생각한다.
 뭐, 이녀석들이 사람을 놀래키고 싶어하는 천성은 하루이틀이 아니지.

"그런가, 기다리게 했네. 밥먹으러 갈거지? 어디로 가?

 말을하며 나는 일단 큰 거리쪽으로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그럴려고 하는데.

"!?"

 갑자기, 바이러스가 내 오른팔을, 트립이 왼팔을 잡았다.
 당황해서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니 둘다 싱글벙글 기분나쁠 정도로 기분이 좋아보였다.

"뭐야? 너희들......"
"지금부터 아오바씨를 어느 장소에 데려가겠습니다."
"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무서운 곳이 아니니까."
"에??"
"그러니, 안심하고 저희에게 끌려가주세요."
"에!?"

 잠깐 기다려기다려. 
 어느 장소에 데려간다니....무슨 말인데!?
 혼란스러워하는 내 생각을 두고 바이러스와 트립은 나를 양옆에서 단단히 잡고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에 끼여 나는 반 강제적으로 다리를 움직여버린다.
 혹시나 싶지만...두 사람은 뭔가 서프라이즈 의미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걸까.
 근데, 오늘이 뭔가 있던가?
 생일도 아니고, 생각해봐도 특별히 생각나지 않는다.
 이유를 모르기 때문인지 솔직히 좀 무서웠지만, 두 사람에게 뭔가 두근두근하는 분위기가 전해져서 아무래도 항의 할 수가 없다.
 뭐랄까 언제보다 즐거워하고있는 기분도 들고...
 조금 주춤거리는 걸음으로 불안한 의사표시를 하며 나는 무거운 다리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두사람은 길이 아닌,  뒷골목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에-그러니까, 이 근처는 어디였더라?
 쓸쓸한 골목은 더러워진 벽에 눈에 띄는 간판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수가 없다.
 아마, 북지구 근처라고 생각하지만, 이쪽은 평상시에 별로 들어가지 않고 언제나 렌의 네비게이션에 의지하고 있었으니까...

"어이, 정말 어디가는건데?"
"괜찮다니까 괜찮아."
"조금만 더 입니다."

 비교적 진심으로 불안함을 느꼈을 때 두 사람은 어느 장소에서 겨우 걸음을 멈췄다.
 그곳은 왕래가 거의 없는 좁은 골목길의 막다른 골목이라 경치으로썬 여태껏 다니던 길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튼튼한 철제 문이 있었다.
 데리고오고 싶은 곳이란거...혹시 여기인가?

"자, 도착했습니다, 아오바씨. 안으로 들어가죠."

 바이러스가 생긋 웃어보며 말하자 트립이 무거워 보이는 문을 한 손으로 어렵지 않게 열었다.
 문을 연 순간은 어두웠다. 밖에서 봐도 벽면에 창문은 안보이는것 같고 살짝 보이는 입구에서부터 
 확실히 뭔가 가게라는 것만은 어딘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근데, 가게라면서 왜 조명을 꺼놓은거지?

"여기, 무슨 가게......?"
"들어오면 바로 알아."
"괜찮으니까요. 아오바씨, 자아."

 자아, 라고 말해도....
 경계하며 좀처럼 들어가려 하지 않는 나의 팔을 바이러스가 살짝 잡아당긴다.
 어디서 어딜봐도 수상하긴 하지만, "괜찮아" 라는 말을 믿기로 하고, 나는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었다.
 바이러스에게 팔이 당겨져 어떤 가게인지도 모르는 깜깜한 공간에 들어간다.
 내가 들어갈 때까지 문을 열고 있던 트립이 천천히 문을 닫는다.
 그러자 주변은 완전히 어둠이 되었다.
 ....순간, 내 팔을 잡고 있던 바이러스의 손이 떨어졌다.

"에?"

 무심코 돌아본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바이러스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이러스? 트립?"

 불러도 대답은 없다.
 나는 딱히 엉망진창 겁먹은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모를 어둠 속에서 내던져지고,
 지금까지 있던 인간이 갑자기 반응하지 않게되면........역시 무서우려나?
 일단 벽을 찾을 생각에,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한걸음, 두걸음......
 보이지 않으니, 뭔가에 부딪칠것 같아 무섭다.

"어이, 둘 다 어디에......,!"

 뭔가 단단한 것이 손을 닿자 멈춰섰을 때, 갑자기 시야가 밝아졌다.
 그렇다고해도 눈부신 광경이 아닌, 벽이나 천장의 조명이 희미하게 실내를 비춘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광경에, 나는 무심코 입을 열었다.

"...에?"
"아오바씨, 어서오세요."
"어서-와. "

 조금 전까지 깜깜했던 공간은 카운터와 몇개의 테이블 좌석 놓여있는 바였다.
 내가 만진 것은 카운터 테이블로 내부는 넓지는 않지만 흑백으로 통일된 색채와
 적당히 밝은 조명에 답답함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바이러스와 트립은 바 카운터 안에 있었고 그 모습은 정말 점원처럼 보였다.
 ......근데.
 카운터테이블을 다시 보니, 눈이 고정된다.
 거울처럼 윤이 나는 검은색 테이블에는 이것저것 과자와 음식들이 잔뜩 담겨져 있었다.
 초콜릿이나 케이크, 쿠키. 그것 뿐만이 아니라 빵과 샐러드, 감자튀김 등 간단한 식사도 있다.

"....., 뭐야 이거."
"그전에, 일단 앉아주세요. 아오바씨."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린 나는 그 말대로 카운터 석에 앉았다.
 그러자 바이러스와 트립이 바 카운터에서 나와 내 양측에 제각기 앉았다.
 두 사람은 더 수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실실거리며 웃고있다.

"아-오바. 초콜렛 고마워."
"초콜렛......?"
"발렌타인 말이에요."
"...아아."

 그러고보니......
 발렌타인 데이에 녀석들이 초콜렛을 달라고 졸라대길래, 그것도 직접 만든 쵸코렛을 원한다고 말해서 일단 만들어 줬다.
 이 녀석들이야 발렌타인 초콜렛같은거, 그야말로 산처럼 받고있을텐데
 왜 남자인 내가 직접 손수 해야되나고 물으니까 아오바씨라는게 중요한겁니다. 라는 이해안되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탁받은게 발렌타인 당일이었어서 손수 만드는 건 무리라고 했지만 간단한 거라도 좋다고 말하길래
 초콜렛을 녹여 굳히고 조금 꾸민 것을 둘에게 건넸다.

 해서, 그 보답이 이거?
 ......어라, 오늘 혹시.

"3월 14일.……화이트 데이-인가."
"그렇습니다."

 바이러스가 테이블에 턱을 괴며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말이야, 아무래도 이건 좀 너무 거창한거 아냐? 초콜렛의 보답이 이거라니."

 조금 의기소침하게 묻자 바이러스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아요."
"아오바에게 배로 값는건 당연하지."
"바로 그겁니다."
"…………"

 트립도 바이러스에 맞춰 고개를 끄덕인다.
 전부터 생각했었지만 이녀석들에게는 이녀석들 나름대로의 이론이 있는것 같아서...나로서는 정말이지 이해를 할수 없다.

"여기 말이죠, 저희들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게인데, 오늘 전세 냈답니다."
"이거 때문에!?"
"그래, 아오바를 위해."
"…………"

 어처구니없는 소리만 들으니 갈수록 위축된다.
 과연 거기까지 해줄 줄은……그렇게 생각하지만 두 사람이 굉장히 즐거워보여서 아무 말도 할수 없게된다.
 정말로 이녀석들의 기준은 잘 모르겠다니까...
 양손을 무릎에 놓고 움츠러들자 트립이 초콜릿 케이크가 올려진 접시와 포크를 집어들었다.
 고급스런 작은 케이크를 포크로 잘게 쪼개, 내 입가로 가져간다.

"아오바, 먹여 줄게. 여기, 아-.
"에? 우왓, 잠깐 기다려!"

 다가오는 케이크를 무심코 손으로 멈추려고 하자 이번에는 바이러스가 와인 병을 꺼내, 잔에 따르고 내쪽으로 내밀었다.

"오늘 아오바씨는 특별한 손님입니다. 그러니, 저희들을 원하는 대로 사용해 주세요.
"...에!?"
"케이크가 싫으시다면, 와인은 어떠신가요?"
"아니......"

 케이크와 와인을 동시에 내밀자 나는 두 손을 얼굴 앞에 내세웠다.
 사절과 항복, 양쪽 뜻이다.

"괜찮아, 그런 거 안해줘도 스스로 할테니까......"
"사양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사양하려는 바는 절대로 아닙니다만...

"아오바, 안 먹을거야?"
"싫은겁니까? 아오바씨."

 필사적으로 양손을 얼굴 앞에 세우고 가드를 하는데 두 사람이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에......"
"아오바가 싫어한다면 어쩔 수 없네."
"저희들, 아오바씨가 싫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두 사람은 조금 아쉬운 듯 눈을 내리깔고 케이크와 와인을 내미는 것을 그만뒀다.
 그걸 보고 나도 모르게 입밖에 내뱉는다.

"싫다, 는 건 아닌데......"

 ....순간.

"그렇습니까? 다행이네요."
"그럼, 먹어줘, 아오바."
"…………"

 둘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고는 다시 웃는 얼굴로 내게 케이크와 와인을 내밀었다.
 그-러니까 뭐냐 이거 지금, 낚인거냐고!
 나 절대적으로 이녀석들에게 놀아나는 기분이 드는데...

"여기 아오바, 아-"
"이쪽도 드세요, 아오바씨."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생각이 나지 않아 나는 마지못해 입을 열어 케이크를 먹고 잔에 든 와인을 마셨다.
 다른사람이 먹여주는건 어릴 때 이후인데, 죽을만큼 부끄럽다...

"맛있어?"
"...응."

 이 상황 자체가 벌칙에 가까운 건 그렇다치고 준비된 것들은 모두 정말 맛있었다.
 먹여준다는 창피함은 아무래도 지울 수 없다지만 그래도 나는 점점 맛을 보면서 먹고있었다.
 게다가 내게 먹여주는 두사람은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있잖아."
"네, 왜 그러시죠?"
"너희들은 안먹을거야?"

 입으로 옮겨진지 몇 번째인가의 케이크를 씹어 삼키고 나서 나는 의문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물었다.
 아무리 보답해주는 날이라고 해도 나 혼자서 오로지 먹고 있는 건 왠지 맛이없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트립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저희들은 괜찮습니다. 오늘은 아오바씨에게 보답하는 날이라서요. "
"그치."
"아니, 그래도......사람이 있는데 혼자서 먹는 건 불편하단 말이지."

음식도 술도 그야말로 산같이 있으니 차라리 보답이라든지 관계없이 모두가 성대하게 먹고 마시는 게 기분이 좋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바이러스는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듯 위를 향했다.

"음, 그렇습니까? 곤란하네요. 하지만, 만약 아오바씨가 그렇게 말하신다면..."

 안경 너머의 눈매가 장난스럽게 접히면서 나를 사로잡는다.

"아오바씨가 먹여주신다면, 먹겠습니다."
"에!?"

 깜짝놀라 눈을 뜨자, 트립도 웃으면서 끄덕였다.

"아아, 좋네, 그거."
"싫어 안좋다고!"
"라고 하는것보다, 그렇게 해주지 않으시면 먹지 않을겁니다."
"무슨 말이야, 뭔데 그거."

 유치하게 굴기냐! 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그저 싱글벙글 웃고 있다.
 농담이 아니라는 거야...?

"그거 말이지......아무래도?"
"네."
"절대?"
"네."

 뭐랄까-......어쩔수 없는거잖아.
 하지만, 여기서 내가 "싫어, 먹여주기 싫어!" 라고 우기는 것도 좀 웃기고......
 어째서 이렇게 흘러간거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눈앞에 있던 먹다 만 케이크를 포크로 나눠
 바이러스의 입가에 댔다.

"어쩔수없네-.... 정말.....자."
"네."

 바이러스가 입을 벌리고, 덥석 케이크를 먹는다.

"맛있네요."
"아오바, 나도."

 이번엔 트립이 재촉해서, 나는 다시 케이크를 쪼개 트립 쪽으로 포크를 내밀었다.

"....자."
"아-"

 트립이 바이러스보다 크게 입을 벌려 케이크를 먹고, 천천히 입술을 핥는다.

"맛있어?"
"응, 맛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다시 입을 벌렸기때문에, 나는 다시 케이크를 잘라 먹였다.

"아오바씨, 제게도."

 바이러스가 재촉해서, 또 케이크를 먹여준다.
 ....근데,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지.
 어쩐지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는 건, 아까 두 사람이 먹여줬을 때 나도 그런 느낌 이었다는건기?

 먹이는걸 몇 번이고 반복해서, 접시의 케이크가 깨끗하게 없어지자, 나는 포크를 놓았다.

"이제 됐지?"
"에~, 벌써 끝?"
"그럼, 이번에는 다시 저희가 아오바씨에게 먹일 차례네요."
"됐거든! 그보다, 나 혼자서는 이것들 먹지 못할테니까."

 불만스럽게 바이러스와 트립을 짐짓 노려보곤, 나는 카운터 테이블의 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실제로 테이블 위에는 아직도 많은 음식과 음료수들이 놓여 있었다.
 그것을 일관하다가 바이러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뭐, 확실히 그렇네요. 솔직히, 이렇게 엄청난 양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요.
"몰랐던 거냐고....."
"우린 부탁만 했을 뿐이니까. 아오바가 도저히 못 먹는다고 하면, 도와줄게.
"다같이 싹 해치워버릴까요."

 그렇게 말하고 드디어 바이러스와 트립이 각각 포크를 가져갔다.
 안심하면서 나는 재차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모두 정말로 맛있었어. 고마워."

 일단은 뭐라고 해야할까, 내 답례로서 준비해 준거잖아.
 그 성의 자체는 고맙다-고.
 내가 고마워하며 말하자, 바이러스가 근처에 있던 케이크의 접시를 끌어당기면서 미소지었다.

"아뇨 아뇨, 내년에도 기대하고 있을테니까요."
"에?"

 나도 모르게 바이러스의 얼굴을 응시하는 나를 보고, 트립도 싱긋하고 웃는다.

"내년에도 초콜렛, 줘야해? 물론 아오바가 손수 만든 걸로."
"기다릴테니까요."
".....정말이지."

 정말로 이녀석들은....
 계산하고 있었던건지, 아니면 단지 발상이 기발한 것 뿐인지.
 어쨌든 휘둘려버렸지만 어이가 없으면서도 미워할 수가 없다.
 그런 두 사람의 즐거워 하는 모습에 이끌려 나는 조금 웃으면서 케이크를 입에 옮겼다.

 

-

 

발렌타인 글은 아니고 화이트데이 ss가 있길래 번역해보았습니다...설마 쌍둥이가 있을줄이야..ㅋㅋㅋㅋ진짜 쌍둥이는 아니지만... 부를때 우이토리..라고 부르던가요?

공략캐릭터도 아니면서....글은 또 다른 공략캐릭터들보다 왜이리 긴지...인기가 많으니까 공식 글도 있고 참 대단한 우이토리네요.. 뭐..사실 저도 우이토리 애들 좋아합니다..^ㅡ^ 특히 트립이 야호-할때마다 음성이 머릿속에 저절로 들리는 수준..ㅋㅋㅋㅋ 팬이라고 하면서 아오바 뒤를 졸졸 따라다는것이 귀엽지않습니까... 물론 배드엔딩은 .....흠;

 

 

 

 

"다녀왔습니다, 할머니."

일을 마치고 귀가한 나는, 저녁을 만들고 있는 좋은 냄새가 감도는 가운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다녀왔어, 렌."
"어서와라, 아오바."

방에 들어서자, 렌이 침대에 앉아 잡지를 읽고......있다고 생각했는데, 렌은 어째선지 단정한 자세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책도 안 읽고, 내가 돌아오는 걸 꽤 전부터 가만히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어딘가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자 렌은 나를 보자마자 침대에서 일어섰다.

"아오바, 이제 곧 저녁시간이다."
"아아, 엄청- 좋은 냄새인데."

대답을 하면서 렌을 가만히 관찰한다.
평소에는 똑바로 내 눈을 바라보는데, 그다지 눈을 맞추려 하지않고 침착하지도 않다.

"렌, 왜그래?"
"...무슨 말이지?"
"아니, 어쩐지 평소와 달라보여서, 이상하게 안절부절해보인달까."
"…………"

렌은 거짓말을 못한다.
나의 지적에, 바로 잘못한것 같이 고개를 숙였다.

"뭐야, 고민거리라도 있는거야? 자, 일단 앉아봐."

나는 상의를 벗고나서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앉아 자신의 옆을 툭툭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렌은 내 옆에 앉기 전에 뭔가를 내밀었다.

"아오바......이것을."
"응?"

보니, 내민 것은 손바닥에 얹어질 정도의 작은 상자였다.

"선물이야?"
"...아아."
"뭐길래?"

오늘이 무슨 날이였던가?
의문이 들면서, 나는 조금 두근두근거리며 상자를 받고 열었다.
상자 안에는 네알의 초콜릿이 들어있었다. 세로로 옆으로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고 초콜릿도 사랑스럽다.
이거 혹시, 발렌타인데이인가?
그러고보니 오늘은 2월 14일이다. 일하는 중이나 거리를 걷고 있을 때는 왠지 모르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집에 돌아온 순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물어보는것처럼 렌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렌은 곤란한 듯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야?"
"...오늘, 사 왔다."
"혼자서?"
"아아."

그 사실에 좀 놀란다.
동시에, 렌이 미안해하는 이유도 드러났다.
렌은 인간의....세이의 몸에 많이 익숙해져 있었지만 외출할 때는 만약을 위해서 반드시 나와 동행하고 있다.
만일-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 곤란하고, 렌은 사람으로써 모르는 것도 아직 잔뜩 있다.
그래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미안하다.... 혼자 외출하지 말라고 했는데, 화나게 했을지도 모를테지만...." 

렌이 정말로 미안한지 말을 더듬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어떻게든 혼자 외출하고 싶었다."
"이걸 사러 가기 위해?"
"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계속, 어떻게 하면 아오바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이 발렌타인이라는 걸 알았다......다만.

렌이 점점 미안하다는 듯이 눈을 내린다.

"가지고 있는게 별로 없었기에, 그 정도의 것밖에 살 수 없었지만......"

…..그런가. 
평소엔 내가 쭉 함께 있으니까, 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 때를 위한 약간의 돈만 가질 수 있었다.
그 돈으로 사준 건가......

"......아오바, 화난건가?"

내가 가만히 초콜릿를 쳐다보고 있으니, 렌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 얼굴에, 나는 자신이 그랬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만면의 미소를 보냈다.

"아니, 전혀."
"하지만......"
"굉장히 기뻐. 고마워, 렌."
"그런가......"

이제야 한숨 돌렸는지, 렌이 깊이 숨을 내쉰다.

"초콜릿을 팔고 있을 것 같은 가게에 들어가 보긴 했지만, 가게 안의 여성 손님이 모두......그, 아무래도 나를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하게 생각했다."
"그거야....잘못된건 아니지만, 뭐 주목은 될것 같네. 여자가 초콜릿을 주는 날이고."

여성 고객뿐인 가운데 남자가 혼자 초콜릿을 사러 가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렌도 위축됐을 법하다.
그렇게까지 해서 사다준거라 생각하니 기쁨 외에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온다.

"그보다, 나, 좀 생각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어."
"생각을 고쳐?"
"응. 나말이야, 너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었나해서. 물론 아직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너는 애가 아니니까. 이제부터 제대로, 네 일은 너에게 맡겨야지- 하고.
"아오바......"

나는 천천히 상자의 뚜껑을 닫고 일어섰다.

"이거, 정말로 고마워. 저녁식사 후에 소중하게 먹을게. 렌의 마음, 확실히 전달됐으니까."
"그런가. 아오바에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언제나 고맙다.
"나야말로."

상투적인 렌의 대사를 내가 돌려주니, 렌은 조금 놀란 듯 눈을 깜빡이다, 그리고는 기쁜듯 미소를 지었다.

 

 

-

 

이런 귀여운 커플같으니라고...렌만보면 진짜 마구 쓰다듬어주고 우쭈쭈해주고싶은 마음이 가득들어요..ㅜㅜㅜㅜ물론 지금은 사람이지만..

렌 말투는 항상...번역 수정하면서 바뀝니다...하지만 뭐든 다 귀여우니 됐어....아무튼 발렌타인 데이도 끝! 는 아직 하나 남앗지만..바로 올릴 예정

 

 

2월 14일.

이 날은 특히 여자에게 있어서 소중한 날로, 미도리지마에서도 분명 모두 마음을 담고 있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보낸다던가 하고있을테지.
하지만 우리들이 지금있는 곳에는 그런 활기는 없다. 주위가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탓도 있지만, 마을에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거창한 소동 없이 언제나와 다름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래서 깜빡 잊어버릴뻔 했지만...... 며칠전 달력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이 난 나는
일단 조금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어쨌든 확실히 알고 있는 건, 발렌타인이라고 말해도 어떤 걸 주든, 상대가 이상한 얼굴을 할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프라이즈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모처럼이니까 도전해 보고 싶은 기분도 든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음료를 넣은 머그컵을 들고, 밍크의 방으로 향했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밍크는 언제나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읽는다. 은은한 램프 빛 속에서 의자에 앉아 무심히 책 페이지를 넘긴다.
함께 살게 되면서 알게 된 거지만 밍크는 책을 읽을 때 안경을 쓴다.
미도리지마에 있었을 때는 상상도 할수 없을 정도로 밍크는 책벌레였다.
어쩌면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조금 눈이 나쁜건지도 모른다.
게다가 새로운 책을 읽기보단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 같았다.

"밍크."

방문을 열고 말을 걸자 책에 몰두하고 있었던 밍크가 고개를 들었다.
의자 뒤에는 새가 앉아 우아하게 털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방에 들어가 들고 온 머그컵을 책상 위에 놓았다.
저녁 후의 커피, 라고 가장하고 실은 다른 것이 들어가 있지만 지금은 그것을 말한게 아니다. 왜냐하면 이건 서프라이즈니까.
밍크는 머그컵을 흘끗하고는 팔을 뻗어 집어들고 입가에 갖다댔다.
내심 두근두근거리며 곁에 서서 그 움직임을 지켜본다.
머그컵이 기울어지기 직전에, 딱하고 밍크의 움직임이 멈췄다.

"…………"

밍크가 머그컵을 입가로부터 떨어트리고 안경 너머로 슬쩍 나를 봤다.

"뭔가 들어있어."
"마셔보면 알거야."

냄새가 평소와 다르다는걸 눈치했겠지.
밍크는 살짝 미간을 좁히며 의아한 듯이 나를 잠시 쳐다보았지만, 다시 머그컵에 입술을 가져갔다.
그대로 천천히 한 모금 마신다.

"......어때?"

밍크가 말없이 머그컵으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나는 가벼운 긴장과 고양감을 느끼면서 그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밍크는 그다지 단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맛이 적은 초콜릿을 녹인 것을 커피 대신 내었다.
마시는 걸로 단순하게 서프라이즈 하는게 초콜릿을 그대로 주는 것보다 밍크에게 맞을것 같았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지, 이건"
"...헤?"

다음에 나온 말에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내고 말았다.

"뭐냐니, 그게, 그러니까."

예상치 못한 전개에, 조금 당황한다.
어라? 이거 혹시...

"밍크,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라?"
"오늘?"

밍크가 조금 생각하듯 얼굴을 기울인다.

"2월 14일이다만."
"응."
"무슨 관계가 있는건가."
"에?"

역시.....
밍크, 발렌타인을 모르는건가?

『오늘은 발렌타인데라고 하는걸테지.

의자 뒤에 있던 새가 얼굴을 가볍게 앞으로 내민다.

"발렌타인?"
아아. 마음에 둔 사람에게 선물을 하는 날 말이다. 일본에서는 초콜릿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것 같다.
"아아......"

드디어 이해했다는 듯이, 밍크가 짧게 대답한다.
하지만, 그이상의 말은 특별히 없고, 밍크는 다시 말없이 머그컵으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 점점 있을 수 없게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안해지고 말았다.
나는 조금 들떠서 준비한다던가 해본거지만 밍크가 보기엔 발렌타인같은 건 정말 아무래도 좋고 굉장히 쓸데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할까, 그럴 가능성인 쪽이 높다.
망쳐버린걸까......
이 후에, 머그컵을 퇴짜맞을지도 모른다.
"마실까보냐, 이런 거" 이라고 말한다든가...
싫은 상상을 시작으로 자기혐오와 좌절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미안, 이상한 짓 해서."
"아아, 확실히 말이지."

간발의 차없이 돌아온 말에, 내심 푹 고개를 떨군다.
역시, 화나게한걸까...

"이런 건 쓸데없는 풍습이다. 특히 초콜렛을 건넨다던가, 게다가."

밍크가 거기서 말을 자르고, 한숨을 내쉰다.

"굳이 주지않아도, 늦지않았어."
"에?"

더 심한 말이 올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순간 무슨 말을 들은건지 알 수 없어진다.

"뭐가?"
"초콜렛은 그렇다치고, 오늘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뭔가를 주는 날 같은 거겠지만. 그렇다면 늦지 않았다는 얘기다."
"...에?"

혼란스러운 나를 두고, 밍크는 다시 책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한손에, 초콜릿 음료가 든 머그컵을 든채로.
......거기서 결국 나는, 아까의 '늦지 않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에......"
『이런이런....

새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나는 충동적으로 밍크에게 말을 걸어 버릴 것 같아서, 마음속 깊이 참았다.
독서를 방해하면 안되지.
게다가......내 마음을 밍크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을 알았기 때문에, 충분하다.
평소에는 알기 어렵지만, 이렇게 말해주는것은 역시 기쁘다.

복받쳐 오르는 마음을 곱씹으면서, 나는 밍크의 방을 살짝 뒤로 했다.

 

 

-

 

솔직히 리커넥트때만해도 아오바를 정말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무작정 찾아온 아오바를 내버려둘수 없어서 그대로 받아들인건지 걱정이 많았는데ㅠㅠ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밍크도 좋지만 아직 아오바가 밍크에 대해 불안해하고있긴하네요. 불안해할게 뭐있담!

 

 

노이즈가 입원해 있는 동안 나는 거의 매일같이 병문안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의 일이다.

나는 그날도 평소대로 내 정가운데에 있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점심도 진단도 끝나고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이 지나던 중 노이즈는 상체를 일으켜 베개에 기대어 잡지를 읽었다.
과일이라도 깎아줄까 생각하던 즈음, 문득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것이 눈에 띄었다.

"있잖아.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묻자, 노이즈가 잡지에서 얼굴을 들었다.

"뭔데?"
"이거, 계속 여기에 두고있지않아?"

그것은 연한 핑크색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로, 며칠 전부터 계속 테이블 위에 올려져 내버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놓여있는것도 몰랐는데 올 때마다 눈에 들어오니 점점 신경이 쓰였다.

"아, 그거. 열어보면 알아."
"열어봐도 괜찮은거야?"
"아아."

흥미 없어보이는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는건 정말 그냥 내버려둔건가 생각하면서, 상자를 열어 본다.
안에는 하트모양의 초콜릿이 순서대로 예쁘게 나열되어 있었다. 게다가 어떻게 봐도 고급 초콜릿이었다.
내버려둔게 아니라 사실은 아까워서 먹지 않았던걸까?

"이거, 초콜릿이잖아. 누가 준거야?"
"아아, 간호사가 두고갔어."

그러고보니 노이즈의 상태을 보러 오는 간호사중에 몹시 침착하지 않다거나 텐션이 높은 사람이 있었다지만.......
그런건가 하고 납득했다.

"그런데, 계속 두고 있는건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거야? 비싸보이는데."
"달라."

노이즈가 작게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 "
"초콜렛이?"
"아아."
"싫어하는거야?"
"싫어한다기보단......"

거기서 말을 멈추고, 노이즈는 조금 생각하는듯 시선을 돌렸다.

"먹고싶지 않은건 아니고, 싫지도 않아. 단지 이상한 행사 때문에 질색이랄까.
"이상한 행사?"
"발렌타인."

발렌타인.
느닷없이 그런 단어가 나와서, 나는 당황했다.

"발렌타인데이가 질색이야? 왜?"
"그런거, 이쪽에선 여자가 남자한테 초콜릿을 건네주는 거지."
"아아."

이쪽에서는, 그런가. 일본에서는 확실히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건네지만...
애초에 노이즈는 일본 출신이 아니겠지.

"뭔가 싫은 일이라도 있던거야?"
"옛날에, 초콜릿을 비난 받을 정도로 많은 양의 초콜릿을 받았던가."
"아-"

보통 듣는다면, 같은 남자로서 굉장히 싫은 기분이 들게하는 이야기다.
뭐 이녀석같은 경우, 자랑이 아닌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 뿐이겠지만.

"뭐, 너무 받아서 싫어졌다든가?"
"그것도 있지만, 초콜렛 안에 이상한 게 들어있는 게 많아서."
"이상한 거?"
"머리카락 이라든가...."
"에....."
"손톱이라든가."
"에........."
"속옷 이라든지."
"...............에!?"

속옷은 어떻게 넣는건데!?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니, 평균적인 작은 초콜릿이 아니라, 속옷이 들어갈 정도의 커다란 초콜릿이라는 가능성도 있는걸까.......

"처음에는 일단 열어봤는데, 점점 싫어져서 열지 못하게 됐어. 그때부터 초콜렛은 별로 먹고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하~......"

그런 이야기는 확실히 들어본 적 있다. 상대를 생각한 나머지, 혹는 주술의 일종인가 뭔가 자신의 몸 일부를 초콜렛에 섞어 버리는 이야기.
그렇지만 그건 소문의 레벨이라고 해야할까,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랄까.
가까운 인간의 체험담으로 듣는건, 꽤 굉장하잖아...

"그건 나라도 좀 질색할지도......너, 상당히 장렬한 삶을 살았구나......"
"뭐, 귀찮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한가지 고칠 방법이 있어."

그렇게 말하자마자 노이즈는 내쯕으로 몸을 내밀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얊은 입술 끝이 씨익 올라간다.

"당신이 만든 초콜릿이라면, 먹어도 좋아."
"하?"

의미를 모르겠어서, 반사적으로 되물어버렸다.

"무슨 말이야?"
"그대로야. 당신이 만든 초콜릿이라면 먹을게. 별로 뭐가 들어간다 해도, 뭐든."
"에......"
"뭣하면 조미료로 피라든가 떨어뜨려줘도."
"안할거야!"

무심코 태클을 두면서 그 상황을 상상하자니 소름이 돋는다.
그렇지만 노이즈는 비교적 진심이었는지 좀 더 말을 이어갔다.

"만드는게 안된다면, 내가 초콜렛을 질색해하는 의식을 부수면 간단해. 당신의 힘으로."
"힘은 사용 안-해. 하지만 뭐, 이유가 이유니. 그래서 초콜렛을 질색하는거라면 좀 안타깝네.
"그럼, 만들어 줄래?"

듣고있자니, 말문이 막힌다.
수제 초콜렛......

"뭐......, 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고, 아마."
"정말로?"

마지못해 대답하자, 노이즈가 기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는 당신에게 붉은장미 꽃다발을 선물할게. "
"장미꽃? 어째서."
"알아내봐."

즉시 튕겨버린다. 하지만, 노이즈의 말투가 장난스러워 보였기에, 내가 알아보는 편이 좋은 이유가 분명 있는게 있을 거다.
거기에 대해서는 순순히 응하기로 했다.

"당신에게 부숴지는 거, 기다릴게."

일부러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선, 노이즈는 내 목을 끌어당겨 코앞에서 키스를 했다.
......정말 이녀석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분함에 나도 노이즈의 이마에 키스를 돌려주기로 했다.

 

 

-

 

어휴 참 연하남의 플러팅이란..저렇게 들이대는데 어찌 안당해줄수 있겠습니까..

노이즈나 코우자쿠나 초콜릿을 참 많이 받는것 같은데.. 어째서 우리 마성의 남자 아오바는 받지 못하는걸까요..

 

 

그날은 할머니가 아는 사람의 집에 묵으러 갔기 때문에 집에는 나와 클리어뿐이었다.
내 곁으로 돌아온 클리어는 여전히 괴짜같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침. 눈을 뜨니,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언제나의 아침밥의 냄새와는 다른, 괴상할만큼 달콤한 냄새...

『아오바, 일어나라. 아오바. 

이상한 냄새가 난다 생각하면서도 졸음 속에 쫓기다 보니, 렌이 내 배 위에서 펑펑 펄쩍 뛰기시작했다.

아오바, 부엌에 큰일이 났다.
"……!"

그 말을 듣고 나는 확하고 벌떡 일어났다.
클리어, 나, 렌, 아침, 부엌...
이 시츄에이션, 전에도 어디선가 있었던 기분이 든다.......
단숨에 눈을 뜬 나는 렌을 안고 황급히 방을 뛰쳐 나갔다. 계단을 뛰어내려 1층으로 향한다.
1층은 2층보다 달콤한 냄새가 자욱해, 두근거리는 심장과 싫은 예감을 뒤로하며 부엌으로 이어지는 문을 세차게 열었다.

"클리어!"
"아, 좋은 아침입니다, 아오바씨!"

....., 역시.
싫은 예감은 적중했다.
부엌은, 그것 참 기묘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먼저, 식탁 위에 잔뜩 갈색 물체가 올려져 있다.
그건 진한 갈색부터 연한 갈색 등 여러가지였는데, 갈색에도 이렇게 종류가 있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더욱이, 이상한 것은 그 모양이다.
바나나같은 거라거나, 어묵같아 거라거나, 빵같은 거라거나......
이상해. 확실히 이상해.

"...어이, 클리어."
"네, 아오바씨!"
"-일단, 묻는데......뭐하고 있는거야?"
"네! 오늘은 세인트 발렌타인데이에요!

걸쭉한 갈색 액체를 담근 볼과 고무주걱을 든 클리어가 힘찬 목소리와 동시에 귀여운 포즈를 취한다.
역시 전에도 본 적이 있다고, 이 광경...
그 때는 클리어가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가스 마스크를 쓰고있지 않아도 위험한건 위험하다.
숨이 막힐 정도의 달콤한 냄새에 이제 초코인지 뭔지도 모르게 되어, 나는 혼돈의 도가니에 휩쓸린 부엌으로 발을 들어갔다.

"클리어, 있잖아."
"네!"
"오늘이 발렌타인데라는건 잘ㅡㅡㅡ알겠어. 그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왜 이렇게 되는거야.
"발렌타인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솜씨를 발휘해 초콜릿 요리 풀코스를 만들려고 에 집에는 나와 클리어뿐이었다. 

내 곁으로 돌아온 클리어는 여전히 괴짜같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침. 눈을 뜨니,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언제나의 아침밥의 냄새와는 다른, 괴상할만큼 달콤한 냄새... 

 

『아오바, 일어나라. 아오바.』 

 

이상한 냄새가 난다 생각하면서도 졸음 속에 쫓기다 보니, 렌이 내 배 위에서 펑펑 펄쩍 뛰기시작했다. 

 

『아오바, 부엌에 큰일이 났다.』

"……!" 

 

그 말을 듣고 나는 확하고 벌떡 일어났다. 

클리어, 나, 렌, 아침, 부엌... 

이 시츄에이션, 전에도 어디선가 있었던 기분이 든다....... 

단숨에 눈을 뜬 나는 렌을 안고 황급히 방을 뛰쳐 나갔다. 계단을 뛰어내려 1층으로 향한다. 

1층은 2층보다 달콤한 냄새가 자욱해, 두근거리는 심장과 싫은 예감을 뒤로하며 부엌으로 이어지는 문을 세차게 열었다. 

 

"클리어!" 

"아, 좋은 아침입니다, 아오바씨!" 

 

....., 역시. 

싫은 예감은 적중했다. 

부엌은 그것 참 기묘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먼저 식탁 위에 잔뜩 갈색 물체가 올려져 있다. 

그건 진한 갈색부터 연한 갈색 등 여러가지였는데, 갈색에도 이렇게 종류가 있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더욱이 이상한 것은 그 모양이다. 

바나나같은 거라거나, 어묵같아 거라거나, 빵같은 거라거나...... 

이상해. 확실히 이상해. 

 

"...어이, 클리어." 

"네, 아오바씨!" 

"-일단, 묻는데......뭐하고 있는거야?" 

"네! 오늘은 세인트 발렌타인데이에요! 

 

걸쭉한 갈색 액체를 담근 볼과 고무주걱을 든 클리어가 힘찬 목소리와 동시에 귀여운 포즈를 취한다. 

역시 전에도 본 적이 있다고, 이 광경... 

그 때는 클리어가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가스 마스크를 쓰고있지 않아도 위험한건 위험하다. 

숨이 막힐 정도의 달콤한 냄새에 이제 초코인지 뭔지도 모르게 되어 나는 혼돈의 도가니에 휩쓸린 부엌으로 발을 들어갔다. 

 

"클리어, 있잖아." 

"네!" 

"오늘이 발렌타인데라는건 잘ㅡㅡㅡ알겠어. 그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왜 이렇게 되는거야.

"발렌타인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솜씨를 발휘해 초콜릿 요리 풀코스를 만들려고 생각해서."
"…………"
괜찮은가, 아오바 

....왠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 냄새 탓만이 아닌게 틀림없다.

"요리를 다 완성한 후엔, 마지막으로 저 자신을 초콜릿으로 코팅하면 완성이에요!"
"바보냐!"
"히엑!"

그 어이없는 발언에, 나는 나도 모르게 클리어를 걷어차고 말았다.
전라에 알몸 에이프런 차림은 아니지만, 클리어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다.

"아, 아파...그런......아오바씨에게 제 마음을 전하려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너말이야......"

절실히, 정말로--- 마음속으로부터 기막혔지만, 아마도 클리어로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었을테지.
나는 어쩔수 없는 속쓰림을 견디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훌쩍 울고 있는 클리어 곁에 웅크려 앉았다.

"미안, 때려서 잘못했어. 그래도 마음은 기쁘지만 너무 지나쳤단 거야. 여기저기 끈적끈적거려서 할머니가 돌아온다면 혼나게 될거야."
"우, 우우......그런가요......여러분을 곤란하게 해버려서 죄송합니다...."

클리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개를 떨군다.
정말로 이녀석은 악의가 없어보이는 게 미워할 수도 없고...무섭기도 하다.

"뭐, 태운건 어쩔 수 없지. 일단 모두 처리하고, 그리고나서 다시 만들어 보자.
"우우, 네......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도 도와줄 테니까. 정리도 초콜릿 만들기도."
"엣."

순간, 클리어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정말인가요?! 아오바씨도 도와주실건가요?? 초콜릿 만들기."
"아아."

너 혼자 맡기면 걱정인것도 있지만...

"...오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잖아?"
"네."
"그러니까, 나도 할게. 그리고, 네게 줄게."
"아, 아오바씨......그건......"

클리어는 감격스러운 듯 눈을 글썽거리더니 갑자기 양팔을 벌려 끌어안는다.

"아오바씨-!!"
"어, 어이 좀......"
"정말 좋아합니다!!"

달콤한 냄새와 초콜릿 범벅이 된 클리어에게 꽉 껴안기자 휘청거리게되자 당황한다.
하지만, 뭐......가끔은 이런 것도 좋겠지.
살짝 웃으며, 나는 클리어의 머리를 툭툭 하고 쓰다듬었다.

"그럼, 시작하자. 우선 청소부터 해야하려나."
"네!"

조금 전까지 풀 죽어 있던것이 거짓말처럼 클리어의 기운찬 대답이 부엌에 울려 퍼졌다.

 

 

 

-

 

생일단편은 아련했는데, 다시 개그로 돌아왔군요. 역시 이런 엉뚱한 면이 있어야 클리어죠^^

그나저나 다른 요리들은 완벽하게 하면서 어째서 초콜릿은 못만드는건지..!? 

설마하니 요리를 만드는 회로에도 문제가 생긴건 아닌지 걱정이..((((

그래도 같이 초콜릿을 만든다니.. 생각만해도 귀여울것만 같네요.

 

 



"오늘, 같이 저녁 먹자."

그런 내용의 메일이 코우자쿠에게 오길래, 나는 퇴근길에 슈퍼에 들렀다가 코우자쿠의 집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자는건 나보고 만들라는 거다. 코우자쿠 자신도 요리는 다소 할 수 있으면서, 항상 내게 만들어달라고 했다.
뭐 요리하는건 싫어하지도 않고, 별로 상관없지만. 
오늘 밤은 섬 전체가 마음이 들떠있는것 같고 길가는 사람들도 커플이 많은 기분이 든다. 
그런거에 걸려든 건 아니지만 익숙한 길을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나는 코우자쿠가 살고 있는 건물의 계단을 올라갔다. 
복도를 걸어 방문 앞에 서서 인터폰을 누르니, 곧 문이 열렸다.

"오오, 아오바냐. 수고했어." 
"수고했어, 실례하겠습니다." 
"들어와."

언제나 그렇듯 문을 열어주는 코우자쿠의 옆을 지나쳐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안쪽 방으로 들어가 사온 재료를 곧바로 냉장고에 넣으려는데...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움직임을 멈추고, 방 안을 둘러본다. 
……아. 없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다. 그런데 산같이 종이 봉투에 넘쳐흐르던 초콜릿 산이 없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코우자쿠의 방이 굉장할 지경이었는데. 
설마 코우자쿠가 하나도 받지 못했다같은건 없을테고...

"왜 그래?"

방 입구에 멈춰선 내 뒤에서, 코우자쿠가 이상한듯 말을 걸어왔다.

"아, 아니, 초콜릿, 없다고 생각해서. 언제나 매년 굉장하니까." 
"아아, 다 거절했으니까 말이야." 
"........헤?"

코우자쿠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답해서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거절했어? 왜." 
"나쁘겠지만, 상대에겐." 
"나빠?" 
"지금은 안놀고 있다고, 나는." 
"아-……"

그런가. 요컨대 나랑 사귀고 있으니까, 남의 호의는 받을수 없다는 건가. 
뭐랄까 이녀석은…….

"너말야, 가끔 굉장히 진지하달까, 의리있는데." 
"그래?" 
"응."

끄덕이면서 나는 좀 잔뜩 사온 재료를 치우기위해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 문을 열고 재료를 차례로 집어넣었다. 하지만 손을 움직이면서 나는 마음이 딴데로 향해있는 상태였다. 
심장고동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낀다. 
……위험하네. 어쩌지. 계산이 틀렸다. 
설마 코우자쿠가 초콜릿을 전혀 받지 않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어이, 아오바?"

이름을 부르니 흠칫한다. 냉장고를 연 채, 어느새 손을 멈추고 있었던 것 같다. 
평정을 가장하고 황급히 손을 움직인다.

"왜?" 
"아니, 멍- 해 있으니까." 
"아, 미안, 아무것도 아냐."

그렇게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우자쿠는 내 곁으로 와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뭔가 안색 안좋은거 아냐?" 
"그런거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보이지 않게 아래로 내려버린다. 아까부터 느끼는 초조감이 점점 심해진다. 
뭔가, 말이 잘 안나온다.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얼굴이 굳어지며 경련이 일어난건지, 괜찮은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다. 
뭐야 이거... 
어쨌든 지금은 눈앞의 작업을 정리하기 위해 집중하기로 했다.

"아오바." 
"응?" 
"아오바는 없어?" 
"뭐가." 
"초콜릿."

……순간, 손에 든 당근을 떨굴 뻔했다.

"아-니. 없어 없어." 
"진짜냐. 실은 은근 기대하고 있었는데?" 
"없-다-고."

어떻게든 무사히 재료를 냉장고에 넣고 마치고 뒤돌아보니, 진지한건지 장난스러운건지 모를 코우자쿠의 동공와 눈이 마주쳤다. 
코우자쿠는 팔짱을 낀채, 살짝 웃으며 냉장고에 기대고 있었다.

"정말로?" 
"없어. 사온거 없어." 
"그래도 만들어왔다던가?" 
"……하아? 너말이야."

반박하려던 나를 가로막듯이 코우자쿠가 내 뒤를 턱으로 가르켰다.

"그럼, 저 가방 끝에 보이는 건, 뭔데?" 
"........"

........들켰다. 
바로 가방 쪽을 돌아본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가방은 지퍼가 조금 열려있었고, 네모난 상자 끝이 튀어나와있었다.

"아니, 저건……" 
"익숙한 상자인데." 
"하, 할머니의 물건, 잘못 들고 와버렸다……, 같은……?"

스스로도 힘든 변명을 어렵사리 미소지어 말해본다. 하지만, 코우자쿠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네가 거짓말을 못하는거, 잘- 알고 있으니까." 
"........" 
"뭐야, 역시 있는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저건……!" 
"만든거야?"

돌직구로 들이받으니, 도망갈 길이 없어진다. 
그러나 죽을만큼의 심술궂음에, 나는 코우자쿠의 눈이 보이지 않도록 고개를 숙였다.

"진짜냐……"

나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거겠지. 코우자쿠의 목소리에는 놀람이 섞여있었다. 그 탓에 나는 점점 몰리는 기분이 들었다.

"왜 숨기려 한건데?" 
"……아니, 뭐랄까."

사실은 스스로도 알고있다. 아까부터 계속 느꼈던, 초조함의 정체. 
솔직히 처음엔 그렇게 무겁게 생각한건 아니었다. 발렌타인 데이라고 반드시 여자가 남자에게 주는 것도 아니고, 남녀 불문하고 주고받기도 하는것 같다. 
그래서 평소에 고마움을 전하는 걸로, 직접 만든다면 맛도 조절 할 수 있고, 그렇게 어렵지 않기도 하고, 이왕이면 만들어 버리자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다. 
농담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코우자쿠에게 예전부터 저거 먹고 싶어, 이거 만들어줘라던가 듣기도 했고. 
게다가 코우자쿠는 매년 산같은 초콜릿을 받고 있으니 그 장소에 은근슬쩍 끼워 건네줄수 있지 않을까나-, 같은……. 
하지만 올해엔 초콜릿을 모두 거절했다는 것을 듣고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말았다. 
사온 초콜릿이라면 몰라도...냉정하게 생각해서 역시 남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만들어 왔다든가 보통은 안하려나. 
그만두는게 좋았다...

"……미안." 
"왜 사과하는거야." 
"아니, 기분 나쁘지 않아?" 
"뭐가." 
"남자의 수제 초콜릿."

스스로 말하니 굉장히 부끄럽다. 
내 말을 듣자, 코우자쿠는 조금 화난 듯 한숨을 토했다.

"너말이야."

그리고 갑자기 나를 강제로 끌어안았다. 
귀에 뜨거운 숨이 닿는다.

"내가 기분 나빠할거라 생각한거야? 기쁜게 당연하잖아. 나를 위해 아오바가 만들어준거야. 진심으로 기뻐." 
"........"

속삭이는 말이 귓에 파고들자 이번엔 다른 의미로 부끄러워진다. 
코우자쿠는 몸을 조금 떼고선 내 얼굴을 보며, 가볍게 키스하고 웃었다.

"고마워. 소중하게 먹을테니까." 
"……그래."

그 미소를 보니, 아주 조금이지만 '역시 만들어 와서 다행인걸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려서, 나는 그걸 감추기위해 코우자쿠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

 

글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리커넥트 이후로 나오는 코우자쿠 공식 썰들은 대부분 코우자쿠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네요.. 그렇다고 타에씨가 있는 아오바집에서 꽁냥거리기엔 눈치보이겠군요...

 

생일 번역이 끝나서 하는 발렌타인데이 번역입니다.

생일 단편 순서로 순차적으로 올라옵니다.

 

 

4월 22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렇다고해도 평일이기에 일은 확실히 있다.
 평소보다 일찍 눈을 뜬 나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시간이 될때까지 렌과 함께 방에서 보내고 있었다.
 집을 나서기엔 이르지만, 뭔가 하기엔 부족할 정도의 시간이었기 때문에, 침대에 뒹굴며 
   코일로 뉴스를 체크하거나 해본다.
 코일을 보면서 자세를 바꾸자 허리가 팽팽하게 당기는 듯한 느낌에 얼굴을 찡그렸다.

"아~......"

 어제는 신제품 예약개시라, 배달도 안가고 계속 카운터에 앉아 전화문의만했으니까 
   조금 어깨가 뻐근한 것 같았다.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다 문득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저기, 렌."

 침대에 앉아 잡지를 보던 렌이 얼굴을 들어 나를 돌아본다.

"전에 말야, 생일 선물로 어깨 안마권을 줬잖아? 그거 아직도 유효해?"
"아아, 언제든지."
"그럼 좀 부탁해도 될까."
"지금 말인가?"
"응. 좀 어깨가 뻐근한것 같아서 말이야~."

 나는 일어나 렌에게 등을 돌리고 앉았다.
 렌은 당황한것 같지만 잡지를 두고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대로, 어깨를 두드리면 되는건가?"
"그래그래. 가볍게 손을 쥐고, 주먹으로."

 내 말대로 렌이 살짝 주먹을 말아 어깨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완만한 진동이 어깨에 울려왔다.
 하지만....조금 더 강한 편이 좋으려나.

"음~ 더 세게 해도 좋아."
"아프진 않나?"
"전혀."
"...그런가."

 사정을 모르는건지 렌은 의아하면서도 아까보다 더 강한 힘으로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야 굳어진 근육이 풀려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 편안함에 눈을 감는다.

"이정도면 괜찮나?"
"응......좀 더 위쪽, 일까나."
"여기인가?"
"아, 응, 거기."

 렌은 뭐든지 습득이 빠르니까 어깨 안마도 금방 요령을 익히는 것 같다.
 아프지도 약하지도 않은, 적당한 강도의 진동에 감탄한다.
 다른사람이 어깨를 두드려준다는건 상당히 기분좋은거구나~
 그렇다고 해도 나는 어느 쪽이든 할머니의 어깨를 두드리는 담당이니까, 다른 사람이 해 준 적은 별로 없다.
 평소에는 굳은 근육을 그렇게 신경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것도 좋은걸.
 .....그보다, 렌 정말 잘하는데.
 이런거라면 어깨만 해달라고 하지않고 등을 전체적으로 해 주는게 좋을지도.

"저기 렌. 이왕이면, 다른 곳도 해줄수 있어?"
"다른 곳, 어디?"
"지금은 어깨잖아? 등이라든가 허리라든가 말이야. 나 뒹굴면서 자니까.
"상관없다만."
"좋았어."

 오늘만큼은 어리광 부려도 되겠지.
 나는 렌 앞에서 벌렁하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등을 주무르면 되는건가?"
"응, 다양하게 해봐준다면."
"알았다."

 렌이 얼마 지나지않아 내 등을 눌러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망설이는건지 손의 움직임이 어색하고 힘도 어딘지 모르게 약하다.
 렌 쪽을 돌아보니 렌은 성실하게 내 옆에 바르게 앉아 힘들게 팔을 뻗고 있었다.

"그 자세로 하는거, 힘들지?"
"확실히 하기 쉽다고는 말할 수 없다."
"더 과하게 해줘도 괜찮은데."
"그래도......"

 렌은 손을 멈추고 곤란한듯 나를 쳐다봤다.

"편한 자세로 할려면 아오바의 위에 체중을 두거나 혹은 올라타는 것 밖에 없다."
"괜찮잖아? 별로."
"무거울거다."
"전-혀. 그런 거 이제 와서 신경 쓰지말라니까."

 렌은 변명의 여지없이 미안하다고 중얼거리곤 조심스럽게 내 허리를 넘었다.
 나에게 체중을 두지 않으려고 하는걸까.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세를 고정할 위치를 정하고 나서, 렌이 다시 등을 누르기 시작했다.
 아까보다도 더 제대로 된 힘으로 내 근육을 압박한다.

"어떤가?"
"응, 잘하네 잘해. 기분좋아~. 좀더 강하게 해도 돼."
"이렇게?"
"아, 아야야야.."
"...미안하다."

 특히 뭉쳐 있는 부분에 손가락이 들어가 소리를 지르자 렌이 곧바로 손을 멈췄다.

"조금 지나쳤던것 같다."
"아냐 아냐. 마사지 할때 아프다는 건 거기가 안좋다는 거니까. 중점적으로 눌러서 푸는 편이 좋겠어."
"그런건가?"
"그래. 너무 오래 당하는 건 아프겠지만, 조금이라면 전혀 상관없으니까."
"알았다. 해보지."

 렌이 다시 내 등을 눌러주기 시작한다.
 이번엔 좋은 느낌의 압박에 무심코 밀려나듯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좋아."

 목욕을 할때의 아저씨 같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반응을 듣고 힘의 가감을 바꾸고 있는 것인지,
점전 능숙해져가는 렌의 마사지에 목소리가 나와버린다.
 혈액순환이 잘 될 것 같아서 어쩐지 체온도 올라가는것 같단 기분이 든다.
 굉장히 기분이 좋다.

"아, 거기......, 으......"
"…………"
".....읏, 아~......"
"…………"
"응......, 으으......"

 몸이 밀리는 대로 신음내고 있자니 렌의 움직임이 다시 멈췄다.
 기분좋은 꿈에서 깨어난 듯한 아쉬움에 뒤돌아보니 렌이 답답한 얼굴을 하고 나를 보고 있었다.
 입술을 떼며 뭔가 말하고 싶은것 같았다.

"...아오바."
"응?"
"그, 정말 이게 맞게 하고있는 건가?"
"뭐가?"
"마사지라는 것에 대해서인데......"
"응, 절묘한 힘 조절에 엄청 기분 좋았는데."
"…………"
"왜 그래?"

 렌이 묘하게 침착하지 못한 모습으로 얼굴을 돌린다.
 그 옆 얼굴은, 볼이 살짝 붉어보인다.

"올메이트 때는 별로 신경 쓴 적이 없었다만, 사람으로서 접하게 된다 생각하니.......
여러가지 사정이 다른 경우가 많군."
"? 무슨 의미야?"
"계산이나 상정한대로는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니, 신경쓰지 말아줘."
"뭔데, 신경 쓰이잖아~"

 렌이 말하지 않으려고해서, 조금 물고 늘어져 본다.
 응석에 이어서, 가끔은 제멋대로 해도 좋은데 말이지~......근데.
 어라 
 내가 생일이라는 건, 즉 렌도......?

"있잖아, 오늘 렌의 생일이기도 하지?"
"확실히, 그렇게 되겠군."

 렌은 원래 내 인격의 한 조각이니까, 그렇게 되는건가.
 그렇다면 나만 어리광 부리는 건 안 되지.

"렌, 뭔가 원하는게 있어?"
"원하는 것...."
"재가 해줬으면 하는 것도 좋고. 뭔가 희망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말해 봐."
"…………"

 렌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오바가 곁에 있어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럼 평소와 다름없다고. 가끔은 투정이나 어리광 부린다든가, 어쨌든 뭐든지 말해 봐."
"…………"

 렌이 다시 잠자코, 아까보다 더 긴 시간을 두고 나를 봤다.

"그렇다면...... 하나만, 괜찮을까."
"응. 뭔데?"
"아오바는 내 머리를 잘 쓰다듬지?"
"아아."

 렌이 올메이트였을 때의 버릇이 사라지지 않아서, 지금도 그만 엉망진창 헤짚어버릴것만 같다.

"나도 그걸 아오바에게 해봐도......괜찮을까."
"...헤?"
"언제나 아오바가 기쁜 듯이 하고 있으니까, 어떤 기분이 들까 하고 흥미가 있었다."
"…………"

 농담이라 생각했는데, 렌의 얼굴은 지극히 진지했다. 용기를 내서 말하는 느낌이 넘쳐 흐른다.
 그것보단......
 설마 그런 대답이 올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나는 좀 당황했다.
 내가 엉망진창 어루만질 때 렌은 싫을까- 라고 가끔 생각할때는 있었지만......
사실 해보고 싶었던 건가 
 하지만 그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다. 식은죽 먹기다.

"좋다고~.  하고싶은 만큼 엉망진창 해봐. 그래도 별로 생일이 아니라도 그런 건 언제든 괜찮지만 말이야."
"그럼, 만져도 되는건가."
"자, 하시죠."

 렌이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살짝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만졌다.
 손가락 끝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머리를 비빈다.
 어쩐지 간지럽다.

"더 세게 해도 괜찮대도."
"그런가......"

 이번에는 약간 큰 움직임으로 머리를 훑어내자, 렌이 움직임을 멈췄다.
 머리가 헝클어진 나를 보고는, 렌은 왜인지 감동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이상하지. 부스스하고."
"아니......"

 렌이 나를 응시한 채 말을 멈추고, 천천히 입을 연다. 

"이런 상태의 아오바도.....나는 좋아한다."
"헤?"

 무슨 의미인지 한순간 알 수 없어 나는 눈을 찡그렸다.
 이런 상태라니, 머리가 푸석푸석한 나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거....어떤거지?
 뭐 나도 렌 머리를 쓰다듬으니까, 사람에겐 말하지 못하지만...
 복잡한 심경이 돼서 렌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다시 붉어진다.

"렌?"
"즉......머리가 헝클어진 상태가 된 아오바는 여느 때와 달리, 귀엽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너?"

 나도 모르게 그만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머리가 부스스한 상태가 귀엽다는 말을 들어도...
 렌이 반응하는 포인트를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찮으려나.
 오늘은 이녀석의 생일이기도 하고.

"별로 생일이 아니어도, 또 하고 싶으면 해도 돼, 읏차"
"……!"

 말하면서, 나는 히죽 웃으며 렌의 머리를 양손으로 섞었다.
 렌의 머리가 부슬부슬해질때까지 만져댔다.

"…………"
"똑같네."

 그렇게 말하자 놀란 듯 눈을 깜박거리던 렌이 금방 웃었다.
 그 머리를 끌어당기곤, 이마와 이마를 맞춘다.

"생일 축하해, 렌."
"...생일 축하한다, 아오바."
"그리고......세이도, 또 다른 나도.."
"...아아."

 렌도, 세이도, 또 한 명의 나도.
 모두 함께 태어난,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다.
 모두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세이도, 또 한 명의 나도...생일을 기뻐했으면 좋은데. 

"......그런데 아오바. 슬슬 집을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
"에, ......아!"

 시계를 보고 기겁한다.
 푹 쉬었더니 어느새 출근시간이 빠듯했다.

"위험한데, 다녀올게! 이따 봐!"
"다녀와라. 조심하고." 

 렌의 말을 뒤에 실고 나는 가방을 움켜쥐고 방에서 뛰쳐나갔다.
 오늘밤엔 할머니의 스페셜 디너와 케이크가 있기에 저녁이 기다려진다.
 늘 그랬던 오늘과, 평소와 조금 다른 '특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나는 익숙한 길을 달려 '평범'으로 향했다.

 

 

 

-

 

 

생일 단편은 여기까지..끝. 안마권이면 렌이 올메이트시절때 아오바 생일에 줬던거 아닌가요...? 그 떡밥을 여기서 회수하다니...ㅜㅜㅜ

렌 너무 귀엽다....ㅠㅠ 리커넥트 할때까지만해도 세이의 모습을 한 렌이라 생각하니...그냥저냥한 기분이었는데 아오바만을 바라보는 순정남 렌을 계속보다보면 자꾸 마음이 가게되네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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