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MD_SS 발렌타인데이 노이즈 번역 :: 오로지 덕질

 

 

노이즈가 입원해 있는 동안 나는 거의 매일같이 병문안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의 일이다.

나는 그날도 평소대로 내 정가운데에 있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점심도 진단도 끝나고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이 지나던 중 노이즈는 상체를 일으켜 베개에 기대어 잡지를 읽었다.
과일이라도 깎아줄까 생각하던 즈음, 문득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것이 눈에 띄었다.

"있잖아.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묻자, 노이즈가 잡지에서 얼굴을 들었다.

"뭔데?"
"이거, 계속 여기에 두고있지않아?"

그것은 연한 핑크색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로, 며칠 전부터 계속 테이블 위에 올려져 내버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놓여있는것도 몰랐는데 올 때마다 눈에 들어오니 점점 신경이 쓰였다.

"아, 그거. 열어보면 알아."
"열어봐도 괜찮은거야?"
"아아."

흥미 없어보이는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는건 정말 그냥 내버려둔건가 생각하면서, 상자를 열어 본다.
안에는 하트모양의 초콜릿이 순서대로 예쁘게 나열되어 있었다. 게다가 어떻게 봐도 고급 초콜릿이었다.
내버려둔게 아니라 사실은 아까워서 먹지 않았던걸까?

"이거, 초콜릿이잖아. 누가 준거야?"
"아아, 간호사가 두고갔어."

그러고보니 노이즈의 상태을 보러 오는 간호사중에 몹시 침착하지 않다거나 텐션이 높은 사람이 있었다지만.......
그런건가 하고 납득했다.

"그런데, 계속 두고 있는건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거야? 비싸보이는데."
"달라."

노이즈가 작게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 "
"초콜렛이?"
"아아."
"싫어하는거야?"
"싫어한다기보단......"

거기서 말을 멈추고, 노이즈는 조금 생각하는듯 시선을 돌렸다.

"먹고싶지 않은건 아니고, 싫지도 않아. 단지 이상한 행사 때문에 질색이랄까.
"이상한 행사?"
"발렌타인."

발렌타인.
느닷없이 그런 단어가 나와서, 나는 당황했다.

"발렌타인데이가 질색이야? 왜?"
"그런거, 이쪽에선 여자가 남자한테 초콜릿을 건네주는 거지."
"아아."

이쪽에서는, 그런가. 일본에서는 확실히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건네지만...
애초에 노이즈는 일본 출신이 아니겠지.

"뭔가 싫은 일이라도 있던거야?"
"옛날에, 초콜릿을 비난 받을 정도로 많은 양의 초콜릿을 받았던가."
"아-"

보통 듣는다면, 같은 남자로서 굉장히 싫은 기분이 들게하는 이야기다.
뭐 이녀석같은 경우, 자랑이 아닌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 뿐이겠지만.

"뭐, 너무 받아서 싫어졌다든가?"
"그것도 있지만, 초콜렛 안에 이상한 게 들어있는 게 많아서."
"이상한 거?"
"머리카락 이라든가...."
"에....."
"손톱이라든가."
"에........."
"속옷 이라든지."
"...............에!?"

속옷은 어떻게 넣는건데!?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니, 평균적인 작은 초콜릿이 아니라, 속옷이 들어갈 정도의 커다란 초콜릿이라는 가능성도 있는걸까.......

"처음에는 일단 열어봤는데, 점점 싫어져서 열지 못하게 됐어. 그때부터 초콜렛은 별로 먹고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하~......"

그런 이야기는 확실히 들어본 적 있다. 상대를 생각한 나머지, 혹는 주술의 일종인가 뭔가 자신의 몸 일부를 초콜렛에 섞어 버리는 이야기.
그렇지만 그건 소문의 레벨이라고 해야할까,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랄까.
가까운 인간의 체험담으로 듣는건, 꽤 굉장하잖아...

"그건 나라도 좀 질색할지도......너, 상당히 장렬한 삶을 살았구나......"
"뭐, 귀찮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한가지 고칠 방법이 있어."

그렇게 말하자마자 노이즈는 내쯕으로 몸을 내밀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얊은 입술 끝이 씨익 올라간다.

"당신이 만든 초콜릿이라면, 먹어도 좋아."
"하?"

의미를 모르겠어서, 반사적으로 되물어버렸다.

"무슨 말이야?"
"그대로야. 당신이 만든 초콜릿이라면 먹을게. 별로 뭐가 들어간다 해도, 뭐든."
"에......"
"뭣하면 조미료로 피라든가 떨어뜨려줘도."
"안할거야!"

무심코 태클을 두면서 그 상황을 상상하자니 소름이 돋는다.
그렇지만 노이즈는 비교적 진심이었는지 좀 더 말을 이어갔다.

"만드는게 안된다면, 내가 초콜렛을 질색해하는 의식을 부수면 간단해. 당신의 힘으로."
"힘은 사용 안-해. 하지만 뭐, 이유가 이유니. 그래서 초콜렛을 질색하는거라면 좀 안타깝네.
"그럼, 만들어 줄래?"

듣고있자니, 말문이 막힌다.
수제 초콜렛......

"뭐......, 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고, 아마."
"정말로?"

마지못해 대답하자, 노이즈가 기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는 당신에게 붉은장미 꽃다발을 선물할게. "
"장미꽃? 어째서."
"알아내봐."

즉시 튕겨버린다. 하지만, 노이즈의 말투가 장난스러워 보였기에, 내가 알아보는 편이 좋은 이유가 분명 있는게 있을 거다.
거기에 대해서는 순순히 응하기로 했다.

"당신에게 부숴지는 거, 기다릴게."

일부러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선, 노이즈는 내 목을 끌어당겨 코앞에서 키스를 했다.
......정말 이녀석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분함에 나도 노이즈의 이마에 키스를 돌려주기로 했다.

 

 

-

 

어휴 참 연하남의 플러팅이란..저렇게 들이대는데 어찌 안당해줄수 있겠습니까..

노이즈나 코우자쿠나 초콜릿을 참 많이 받는것 같은데.. 어째서 우리 마성의 남자 아오바는 받지 못하는걸까요..

+ Recent posts